R.I.P. 코비 브라이언트, NBA의 전설로 기억될 이름

기사입력 2020.01.28 02:56 조회수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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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6년 4월14일(이하 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73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농구 팬의 시선은 오클랜드가 아닌 로스엔젤레스(LA)로 쏠렸다. 같은 시각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LA 레이커스에서 3번의 우승을 합작했고 그 과정에서 다투기도 했던, 하지만 이후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처럼 지냈던 샤킬 오닐은 은퇴 경기를 앞둔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내게 약속해줘. 마지막 경기에서 50점을 넣어줘. 할 수 있겠어?"라고 물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대답은 "노(No)".


그런데 못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날 60득점을 넣었다.


전설의 화려한 마지막 퍼포먼스에 모두가 말을 잇지 못하는 가운데 코비 브라이언트는 마이크를 잡았다. 20년 넘도록 자신을 아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그는 웃으며 "맘바 아웃(mamba out)"이라는 말을 남기며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요즘 말로 '스웩(swag)'이 흘러 넘쳤다.


누구보다 농구를 사랑했고 누구보다 경쟁심이 강했으며 누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화려한 경력을 쌓은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렇게 코비답게 코트를 떠났다. 아마도 은퇴하는 날을 이처럼 스스로 화려하게 장식할 선수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프로에 직행한 코비 브라이언트는 만 18세였던 1996년 NBA에 데뷔했다.


당시 팀 동료였던 샤킬 오닐은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그에게 '쇼보트(showboat)'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반응이 크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비지 타임의 왕(the king of garbage time)'을 코비의 루키 시즌 별명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는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탄탄한 레이커스 선배들 사이에서 아직은 어린 코비 브라이언트의 입지는 크지 않았다. 루키 시즌 출전시간은 평균 15.5분에 그쳤다.


팬들은 샤킬 오닐과 에디 존스, 닉 반 엑셀 등이 점수차를 크게 벌려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어주기를 원했다. 승패가 갈리면 레이커스는 편하게 코비를 기용했고 코비는 등장할 때마다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97년 12월18일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


프로 2년차로 조금은 더 성장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앞에 선 날이다.


결론부터 전하면 코비는 조던의 상대가 아니었다. 당시 NBA 홈페이지는 "코비는 뛰어났지만 조던은 그 이상이었다(Kobe was great. But MJ was the greatest)"이라는 헤드라인을 썼다. 코비는 33점을, 조던은 36점을 올렸고 시카고 불스가 이겼다.


그날 화제가 된 장면은 따로 있었다.


누군가 자유투를 던질 때 코비 브라이언트는 마이클 조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포스트업을 할 때 다리를 벌려야 하나요? 붙여야 하나요?"라고 질문했다.


조던은 놀랐다. 경기 도중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선수를 만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황제는 친절했다. "네 다리로 너의 등 뒤에 있는 수비수가 어디에 있는지 직접 느껴봐. 그래야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거야"라고 답했다.


마이클 조던은 최고의 강사였고 코비 브라이언트는 남다른 학생이었다. 코비는 조던을 상대로 포스트업 자세에서 화려한 턴어라운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조던이 알려준 방법 그대로였다. 슛이 들어간 순간 미국 현지 캐스터는 "NBA의 미래(the future of NBA)"라고 외쳤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데뷔 당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이유는 그가 '제2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비는 누구보다 조던을 좋아했다.


2014년 12월15일 코비 브라이언트는 미네소타 원정에서 26득점을 퍼부어 NBA 통산 득점 순위에서 마이클 조던(3만2292점)을 제쳤다.


마이클 조던은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 코비는 성실한 태도와 강한 열정을 갖춘 위대한 선수"라며 직접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또 조던은 코비가 마지막 올스타전에 나선 2016년 2월 자신의 브랜드 30켤레의 농구화 세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데뷔 후 한동안 끊임없이 마이클 조던과의 비교에 시달렸지만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갔다. 샤킬 오닐과 함께 리그 3연패를 달성했고 오닐과의 결별 이후에는 파우 가솔과 의기투합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5개의 우승 반지, 2008년 정규리그 MVP, 2번의 파이널 MVP, 올스타 18회, 4번의 올스타전 MVP, 15번의 NBA팀 선정과 12번의 디펜시브팀 선정.


모두 LA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고 달성한 업적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체육관에 가장 먼저 나와 가장 늦게 나가는 선수였다. 오른손이 아프면 왼손으로 슛을 던지는 연습을 했고 이를 실전에서 활용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코비가 프로 3년차가 된 1998-1999시즌, 그는 정규리그 첫 5경기에서 연속으로 두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자 미국의 한 농구 전문 프로그램에서 "과연 코비의 리바운드 실력은 진짜(real)인가?"라는 주제로 집중 분석을 시도했다. 은퇴한 NBA 선수 출신 패널들은 '진짜'라는 결론을 냈다.


코비는 다음해 데뷔 후 처음으로 디펜시브팀에 선정됐다. 그때도 '진짜' 논란이 있었지만 논란은 오래 가지 않았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렇게 자신의 농구를 서서히 발전시켰다. 2004년 프리시즌 때 근육량이 크게 증가해 한층 더 커진 몸집으로 코트에 등장한 코비를 보고 폴 피어스는 "너 여름동안 대체 뭘 한거야?"라고 물어보며 놀라기도 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당대 최고의 기술을 가진 스코어러로 인정받았다. 슛 욕심이 다소 많았고 이 때문에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어떻게든 팀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만큼은 비판받을 여지가 없었다.


2013년 4월. 당시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코비는 정규리그 마지막 7경기에서 평균 28.9득점을 몰아넣으며 팀을 6승1패로 이끌었고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코비를 볼 수 없었다.


코비의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평균 득점보다 놀라웠던 숫자는 바로 평균 출전시간이었다. NBA는 연장전을 치르지 않을 경우 48분동안 경기를 한다. 코비는 무려 평균 45.5분을 뛰었다. 나이가 든 코비에게 큰 부담이 됐고 결국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아마도 이때가 코비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전성기로 기억될 것이다. 이때 코비가 보여준 열정은 지금도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렵다.


피닉스-멤피스의 NBA 경기 전 상영되는 브라이언트 추모 영상.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2020년 1월27일. 코비 브라이언트는 헬리콥터 사고로 딸과 함께 사망했다.


NBA가 충격에 빠졌다. 많은 팀들이 경기 첫 24초동안 공격을 하지 않고 그대로 흘러보내는 방식으로 등번호 24번의 전설을 추모했다. 코비가 우상이었던 카이리 어빙은 큰 충격을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닥 리버스 감독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은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지금 SNS에는 코비를 추모하는 'R.I.P(rest in peace)' 메시지가 흘러 넘친다.


레이커스에서 등번호 23번을 달고 뛰는 르브론 제임스는 하루 전 NBA 통산 득점 순위에서 24번의 전설과 자리를 바꿨다. 역대 3위에 등극해 코비에게 직접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사고 소식을 접했다는 르브론이 공항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돼 많은 NBA 팬들을 가슴아프게 했다.


'원투펀치'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코비와 함께 그야말로 코트를 압도했던 샤킬 오닐은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닐은 SNS에 직접 글을 작성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옛 동료이자 친구를 추모했다.


"나의 친구이자 형제, 우승을 함께 한 파트너 그리고 나의 조카를 잃은 고통과 슬픔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 널 사랑해. 네가 그리울거야"

shen@cbs.co.kr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노컷뉴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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